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며
‘조금씩 줄이자’는 마음으로 하나씩 바꿔왔던 나. 텀블러도 열심히 챙기고, 중고 거래도 시작하고, 친환경 세제를 써보기도 했는데 사실 아직도 가장 어려운 건, “포장을 줄이는 것”이었어요! 그 외에도 어려웠던 제로 웨이스트는 어떤 것이 있었는지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예쁜 게 죄는 아니잖아! 포장 유혹의 늪
쇼핑몰에서 주문한 화장품 하나. 작은 용기 하나를 열어보면 버블랩, 비닐, 박스, 또 박스… 물론 알고 있습니다.
예쁘게 포장돼야 더 팔린다는 것도, 한 번 쓴 포장은 다 버려진다는 것도요.
그래도 예쁜 상자에 담긴 제품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건 어쩔 수 없고 선물용이라면 더더욱 그랬는데요. 결국 또 마음만 지구 편, 손은 ‘결제’ 버튼 위에ㅠ.ㅠ 각 상황을 고려하여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제로 웨이스트를 위한 제품 고를 때에도 방법이 있답니다!
1) 재사용 가능한 포장 디자인
- 유리 용기(컵으로 재사용 가능)
- 작은 파우치, 틴케이스
- 아로마 용기처럼 인테리어 소품처럼 사용 가능하게
2) 리필 구조 도입 or 리필존 운영품목 고르기
- 리필 파우치 판매 → 본품 대비 60~70% 포장 절감
- 오프라인 매장에서 리필 스테이션 운영 (샴푸, 세제 등)
3) QR코드로 설명서, 브랜드 소개 대체
- 선택형 옵션으로 ‘포장 최소’ / ‘선물용 포장’을 나누어 제공
-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 자체가 브랜드의 가치 전달
4) 디자인은 그대로, 소재만 전환하기
- FSC 인증 종이, 콩기름 잉크, 생분해 비닐 등
- ‘예쁜 패키지’의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환경친화적 소재로 전환
위에 소개해드린 제품과 같은 선택을 한다면, 지구를 생각하는 소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쿠팡이츠, 배달의 민족이 된 나
또 하나, 실패했던 영역. 배달 줄이기. 하루 종일 일하고 지쳐서 귀가한 날, "오늘 하루는 내가 지구에게 배신해도 되겠지..." 하고 눌렀던 수많은 배달앱. 도착한 음식은 맛있지만, 나중에 보면 1회용 용기, 비닐봉지, 스티커까지 하루 만에 나온 쓰레기에 내가 더 질렸어요. 그 와중에 젓가락, 포크 등은 거부했지만 그게 뭐 대단한 실천일까 싶을 때도 많았는데요. 아직까지도 배달시켜 먹기는 제로웨이스트 실천에서 제일 어려운 문제이지만, 가까운 거리는 가능한 걸어가서 가져오기, 반찬거리 사러 갈 때는 다회용 용기 가져가기, 배달로 사용했던 용기를 다른 용도로 변경하여 재사용하기로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
보이지 않는 쓰레기의 그림자
더 무서운 건, ‘눈에 안 보이니 괜찮겠지’라고 생각했던 나의 습관들입니다.
- 사진 백업, 이메일 알림 무시
- 미루고 삭제 안 한 사진첩
- 음악 스트리밍 무한 반복
- 안 쓰는 앱 그대로 두기
“이건 쓰레기도 아니잖아”라고 생각했는데, 디지털도 전기와 서버, 에너지로 유지된다는 걸 뒤늦게 알고 나서 너무 부끄러웠어요! 하지만 반대로 디지털 제로 웨이스트 실천이야 말로 가장 쉬운 방법으로 바로 실천할 수 있겠구나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무지해서 지구에 탄소를 대방출하고 있던 것을 지금은 가장 손쉽게 하루 루틴으로 정하여 일명 '디지털 클렌징'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다시 천천히 시작해요
완벽하게 실천하진 못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작은 루틴을 만들었습니다.
- ✉️ 광고 메일은 매일 5개씩만 정리
- 📷 사진첩은 매주 일요일 아침 10분 정리
- 🛍️ 배달 대신 주 1회 마트 가기
- 🎁 제품 고를 땐 “포장 최소화” 키워드 검색
- 🧼 예쁜 포장에 흔들릴 땐 “이미 예쁜 내 지구” 떠올리기
작은 루틴이 쌓이면 그게 다시 나를 지구와 연결된 사람으로 만들어 줄 거라 믿습니다 :)
저렇게만 실천했을 뿐인데, 효과는?
실천항목 | 설명 | 1회당 줄이는 탄소량 (CO₂e) | 하루 평균 감축량 |
✉️ 광고 메일 5개 삭제 | 이메일 1통 저장 = 약 4g CO₂e | 20g (5개×4g) | 0.02kg |
📷 일요일 사진 정리 (일일 환산) | 클라우드 저장, 백업 줄이기 | 약 2kg/주 → 0.29kg/일 | 0.29kg |
🛍️ 주 1회 마트가기 (배달 감축) | 배달 1회 = 약 1.5~2kg CO₂e | 2kg/7일 ≈ 0.29kg | 0.29kg |
🎁 포장 최소화 제품 검색 및 선택 | 과잉포장 제품 대비 약 30g 감축 | 평균 30g/일 | 0.03kg |
🧼 포장 유혹 거절 (불필요한 구매 억제) |
1건 구매 억제 = 약 500g CO₂e (제조+배송 포함) | 주 1회 기준 → 0.07kg/일 | 0.07kg |
실패가 아닙니다!
그때의 나도 최선을 다했으니까요. 포장 하나 줄이지 못해도, 배달 한 끼 시켜도, 그걸 기억하고 다시 돌아올 수 있다면 그건 실패가 아니라 잠시 쉬어간 것일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오늘도 텀블러를 챙기는 나, 비닐 대신 장바구니를 들고 나서는 나, 그렇게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함께 나아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