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옷장 속부터 시작하는 지구살이, 소비 습관도 점검해 볼까?
매년 입에 달고 있는 말이 있지 않나요?
"와, 나 입을 옷이 없다!"
저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쇼핑이 스트레스 해소’라고 믿으며 계절마다 쏟아져 나오는 옷쇼핑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예쁜 셔츠 하나, 저렴한 니트 하나, 할인하니까 그냥 구입!
그러다 보니 한 달에 2벌 이상, 연간으로 30벌은 기본인 셈입니다.
개그맨 김영진 님이 말했던 유명한 말도 떠오릅니다.
“할인율은 내가 그걸 사게 될 확률이다” , "우리 집 사장님이 미쳤어요! 는 사장님이 미친 게 아니라 내가 미친 거다"
이 말은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공감+폭소를 불러왔었는데요.
원래는 살 생각도 없었는데, 할인율을 보고 사고 싶어지는 심리를 재치 있게 꼬집은 말이에요. 이 말을 되새기며, 우리의 소비 습관을 꼭 다시 점검하고 의식적으로 생각하고 신중한 구매를 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 값싼 인건비를 바탕으로 대량으로 만들고 대량으로 버리는 옷들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다큐멘터리에서 한 장면을 보게 되었습니다. 패션 브랜드들이 알려주지 않는 이면의 내용들이었는데요.
“패션 브랜드들은 동남아시아에서 값싼 인건비로 대량의 옷을 손쉽게 생산하고 시장에 빠르게 공급한 뒤, 악성 재고로 남거나 팔리지 않으면 개발 도상국으로 수출하거나 그대로 땅에 묻거나 불태운다.”
폐기물 옷으로 뒤덮인 쓰레기 산에서 재활용 옷을 건져내는 사람들, 불태워지는 옷, 하늘로 올라가는 시커먼 연기, 썩어가는 옷 등.. 우리의 소비 습관 하나하나가 모여 거대한 쓰레기 산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패션이라는 하나의 산업도 아주 중요하지만 새로운 옷들을 생각 없이 구매하고 생각 없이 버리게 된 결과가 거대한 폐기물 산을 만들어버리고, 그에 따른 환경오염이 심각하다고 생각하니 의류 구매 습관도 반드시 점검이 필요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예쁘다고 샀던 저의 옷 한 벌은 누군가의 건강을 해치고, 지구를 망가뜨렸을 수도 있다는 걸 깨닫고, 그 이후로 제로 웨이스트 패션을 작게나마 실천해 보기로 했어요. 그나마 다른 것에 비해 쉽게 실천이 가능했던 것은, 이번 연도에 회사에서 인센티브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ㅠ 저의 턱없이 적은 월급으로 무지성 쇼핑을 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인 것입니다! 쿨럭..
단번에 단식을 하며 다이어트하기는 너무나 어렵듯이,
제로 웨이스트 쇼핑에서도 구매 횟수를 줄이거나 또는 정말 필요한 것만 구매하자로 서서히 바꿔보자고 생각했고 무조건 참는 방식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줄이기’를 선택하여 지속적인 실천을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소비 습관 점검은?
1. 옷을 사기 전 ‘1주일 유예제’
- 쇼핑몰 장바구니에 넣고 일주일 이상 고민해요.
- 그 옷이 내 옷장에 있는 어떤 옷과 매치될 수 있을지, 내가 이 옷을 1년 뒤에도 입을 수 있을지 생각해 봅니다.
- 대부분은 충동이었다는 걸 알게 되고, 삭제하게 돼요! 그리고 그 사이에 통장에 제 돈은 더욱 없어집니다. ^.ㅠ
2. 계절마다 ‘리얼 필요 리스트’ 생각하기
- 봄/여름/가을/겨울 시작 전, 필요한 아이템을 체크, 반드시 필요한가 체크
- 이미 가지고 있는 옷과 겹치지 않도록 ‘기능 중심’으로 접근
- 이렇게 하면 지출은 줄고, 만족도는 높아집니다.
* 옷을 오래 입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 5가지
저는 아래 5가지를 통해 내 옷과의 관계가 바뀌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실 '좋은 옷을 하나 사서 오래 입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값싸다고 해서 마구 구입하고 바로 버려버리는 패스트 구입, 패스트 버림은 악순환을 가중시키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옷도 신중하게 생각하고 구매해야 제로 웨이스트의 실천에 다가서게 됩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변형 없이, 보풀 없이 입어야 바로 버리지 않게 되니 옷을 깨끗하게 유지하고 관리하는 것도 제로 웨이스트의 좋은 스타트라고 생각해요!
1. 세탁 습관 바꾸기
- 손세탁 or 울 코스로 돌리기 : 옷감 손상 최소화, 더 오래 입을 수 있어 옷을 자주 버리지 않게 됩니다.
- 니트나 셔츠는 그물망 필수 + 찬물 세탁 : 옷감 손상↓, 보풀 감소 → 의류 수명 연장 → 폐기물 발생량 감소됩니다
- 건조기 대신 자연 건조 : 옷감 손상 최소화, 전기를 사용하는 건조기 대신 자연 건조는 탄소 배출 없이 가능한 친환경 방법입니다.
2. 보풀 관리 아이템 구비
- 보풀제거기 하나만 있어도 티셔츠, 니트가 ‘복원’돼요. 물론 완벽하게는 안되지만 평소 깨끗하게 관리해 주면 좋습니다.
- 처음부터 보풀이 잘 일어나는 저렴한 옷을 쉽게 구매하지 않도록 합니다.
3. 수선은 선택이 아니라 기본
- 터진 실밥, 떨어진 단추는 바로바로 수선!
- 가까운 동네 수선집을 단골로 만들어보세요. 저는 단골집이 있습니다.
- 오래 입어 싫증이 난 옷은 수선집을 통해 새로운 형태로 리폼도 가능해요. 저는 겨울 코트도 리폼해서 입었습니다! 완전히 다른 옷으로 탄생해서 새로운 옷을 구매한 듯한 심리적 만족이 큽니다.
4. ‘소재 중심’ 옷 고르기
- 천연 섬유(면, 리넨, 울 등)는 오래 입을수록 멋이 나요. 사용감이 ‘낡음’이 아니라 ‘멋’이 되는 섬유입니다.
- 폴리에스터, 아크릴 옷은 입을수록 보풀이 심해지고 피부에 자극도 줄 수 있어요. 보풀이 많아지면 옷이 낡아 보이고 더러워 보여서 빨리 버리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5. 정리 → 순환 루틴 만들기
- 계절 바뀔 때마다 옷장을 정리해요.
- 입지 않는 옷은 지인에게 나눔, 당근마켓에 판매, 물품 기부가게 등에 보내요. 저는 주로 당근을 통해 커피값 정도를 벌기도 합니다.
- 깔끔하게 정리가 되면 ‘지금 있는 옷을 더 자주 입게 되는 효과’가 있어요!
* 덜 사는 게 환경을 위한 최고의 패션!
패션 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10%를 차지하고, 한 벌의 청바지를 만드는 데 물 7,000L 이상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게다가 염색약, 폐수는 강과 토양을 오염시키기도 하는데요.
우리가 한 벌 덜 사는 것, 한 해만 입고 버리지 않는 것, 이 모든 것이 지구를 덜 아프게 하는 선택이 될 수 있어요. 이제 옷을 살 때마다 이렇게 묻습니다.
“나는 이 옷을 몇 해 동안 입을 수 있을까?”
패션은 멋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윤리와 책임, 그리고 마음의 태도이기도 하니까요.
쇼핑을 줄였지만, 더 만족스러운 옷을 입고, 내 옷장을 더 정리하면서 소중하게 대하게 된 지금. 저는 매일 아침 옷을 고를 때마다 지구와 나 자신을 함께 존중하는 기분이 듭니다.
여러분도 옷장에서부터 저와 함께 제로 웨이스트를 시작해 보아요. 물론 저도 시행착오+ 진행형입니다 :)
생각보다 작은 변화가, 큰 울림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